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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1년전

Trekking 출발 1 년 전,

 

 고려대학교 김 윤기 후배와의 술자리에서 everest 3 pass 를 하기로 하고 장비 준비 및 체력훈련을 1 년에 걸쳐 해왔다.

 

김윤기 후배는 대학시절 고려대학교 산악부장을 지낸 산악인이었고 이미 두번 EBC (Everest Base Camp) trekking 마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에서 열까지 조언을 받았다.

 

김 후배가 이번에는 어느 누구든 같이 갈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이유는 2018 년 두번째 trekking 에서 고산증세로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왔기 때문이다.

 

상황을 들어보니 말만 들어도 정말 힘들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혼자 11 kg 배낭을 메고 porter 도 없이 혼자 계획하고 시도를 했으니 오죽 했으랴.

나도 단단히 마음을 다지고 숨 멈추고 걷기 등 체력훈련을 6 개월 간 매일 하면서 준비를 했다.

 

이번에 우리는 김 윤기 후배가 경험이 있기에 가이드는 고용하지 않고 나 때문에 porter 만 1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게재: 2021-08-31 05:02:00
수정: 2021-10-09 0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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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김윤기  2021 October 9, 6:06

당시에 썼던 글입니다.


2018. 11. 29.

밤 여덟시.
고도 5107m
가이드, 포터나 아무 동행자도 없이 혼자 여기에 앉아있다.
나를 중심으로 수 킬로안에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히말라야의 밤은, 낮의 강렬한 햇빛만큼 그 어둠이 두텁고 진하다.
오라이언 별자리아래 보이던 파리랍차의 윤곽이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하현달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
최소한 달이 떠오르는 자정 전에는 롯지에 도착해야한다.

배낭을 내려 놓고, 윗덮개에서 담배쌈지를 꺼내 담배를 한대 말아 맛있게 피운다.
바람은 없고, 걱정한만큼 춥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최악의 경우 조금 움직여 체온을 올린다음 침낭속에 기어들어가서 새벽을 기다리면 저체온으로 사망할 일은 없을듯 하다.
하지만 계획되지 않은 비박에서 동이 틀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느리게 가는지 나는 기억한다.
롯지에서 내가 어제밤을 어떻게 지냈는지 설명하는 것도 싫다.

점심도시락에서 남은, 딱딱해진 티베탄브레드가 남아있고, 쵸콜렛바, 물도 물통의 절반 정도 남아있다.
예비축전지를 꺼내서 먹통이된 아이폰에 연결한다.
어차피 내눈과 헤드램프만으로 길을 찾아 내려가는것은 더이상 선택사양이 아니다.

내 위치에서 교코의 불빛도, 호수의 잔영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지금 앉아있는 곳은 룽덴에서 렌조라를 넘어 급경사 지대를 내려와 펑퍼짐하고 완만한 퇴석지대 중간의 어딘가에 있다.
고쿄호수와 고쿄리의 산등성이가 만나는 지점까지 가면 쉽게 길을 찾아 고쿄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은 일몰시간에 추월당하고 말았다.
두통도 없고, 다른 고소 증상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리에 통증도 안느껴지고 그저 걸을 만한 상태다.


나는 아침에 룽덴를 떠나 렌조라 고개를 넘어 고쿄로 가는 길이다.
렌조라 고개의 급경사 시작되기전 호숫가에서 점심을 먹을 때만해도 다소 늦기는 했지만 별로 문제가 없는 시간이었다. 몇 그룹의 트레커들이 맞은편에서 내려 왔다.
내 앞에 간 사람이 없다면 같은 방향으로 렌조라를 넘어간 사람은 오늘 나밖엔 없다.
그런데 고소의 영향이었는지 바위 사면을 오르면서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렌조라 고개 정상에 섰을때는 이미 4시가 다 되었지만 밤에 이런 청승을 떨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완경사 지역을 빨리 내려가 호수와 만나는 지점까지 도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가 너무 빨리 져 버렸다.
다른 팀이라도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있으면 페이스 조절이 되지만, 가이드나 포터도 없이 혼자가는 걸음은 때로는 한정없이 느러지게 된다.
렌조라 패스를 너무 쉽게 여겼다.

작년 같은 시기에 3패스를 혼자 넘을때는 7시간만에 고쿄에서 룽덴에 도착했었다. 중간에 널널하게 쉬기도 하면서.

3패스를 서에서 동쪽으로 가는것은 고소적응면에서 불리하다.
남체에서 타메, 룽덴 두군데를 거쳐 렌조라에 오는 길에, 마땅히 적응을 위해 오를만한 곳이 없다.
보통 룽덴에서 2박을 하면서 렌조라 패스 가까이까지 다녀오는 것으로 적응을 하는 데, 룽덴-렌조라의 길고 지루한 길을 생각하면 바로 넘어서 고쿄로 내려가는 선택이 유혹하게 된다.

내가 그런 유혹에 빠진 셈이고, 그 값을 치루고 있다.

핸드폰이 다시 살아났다.

내가 앉아 쉰 곳은 맵스미 앱으로 보니 길에서 한참 벗어난 곳이었다.
퇴석지대는 야크트랙이 많고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어서 어두우면 발자국들로만 길을 찾기 어렵다.
아마도 이 인근을 적어도 한시간 동안 배회한듯 하다.
헤드램프로 길을 보고 앱을 살피면서 길에서 벗어나면 다시 되돌아 가는것을 반복하며 걸었다.
패닉은 없었고, 그저 두다리가 잘 지탱해 내는 것이 다행이었다.

9시. 고쿄의 롯지에 도착했다.

작년에 들렀던 나마스테 롯지.
식당에 앉아있던 텐진에게 작년에 찍은 사진을 전해주고, 자리에 털썩 주저 앉는다.

물병에 남은 물은 절반이 얼어있었다.

* 현재형으로 썼지만 2018. 11. 29. 에 있었던 일입니다.

민강식  2021 October 19, 19:40

그 당시 상황 가본 나로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마도 무경험자들은 도저히 그런 상황의 절박함을 모를 것 같아요.